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0여분, 시체스로 여행
'푸른바다의 전설' 이라는 전지현이 나온 드라마의 배경이라고 한다. 시체스(Sitges).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어서 (이전 포스팅에 더글로리 밤새서 봤다고 했다.)
어떤 드라마인지 잘 몰랐는데, 그래도 여행 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봤다가
전지현님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 홀린 듯 봤다.. 인어에 홀린다는 게 이런 느낌인걸까 싶었다.
바르셀로나 to 시체스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기차로 시체스까지 가보자.
'근교여행' 이라는 말에 두려움이 섞여있었다.
뭔가 근교-라고 하면 적어도 내가 있는 곳에서 두세시간은 족히 가야하는 어려운 일이어서..
한국에서도 잘 안하는데 그걸 타지에서..? 길 잃어버리면 어떻게해..?
돌다리도 부서질 때까지 두드려보고 건너는 타입이라 무서워했다.
그치만 호텔에서 1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역에서 기차로 30여분 남짓이라니
안갈 이유가 없다. 가보자.
바르셀로나에서 시체스로 가는 방법은 기차와 버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기차역도 까탈루냐 광장쪽 역과 산츠역에서 가는 방법이 있는데 가까운 산츠역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유튜브로 정보도 많이 찾아봤는데, (나 P 아닐지도 모른다.)
'바르셀로나 사는 콤마' 라는 유튜버 분의 채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를 보고 공부해가니 생각보다 더더 쉽게 티켓 구매할 수 있었다.
주황색 기계에서 목적지를 설정하고 티켓을 끊으면 되는데, 왕복으로 끊으면 돌아오는 시간이 정해져있을 수 있으니
편도로 끊으라 하여 편도로 끊는다. (현금 필수!)
직원분께 물어물어 타는 곳으로 갔는데, 전광판에 나오는 숫자가 잉?
분명 아까는 5분뒤 도착인데 갑자기 10분뒤 도착이 되었다가, 2분으로 바꼈다가 3분으로 되었다가...
이거 뭐 뒤죽박죽이다. 어째저째 기차에 탑승!
기차에 타면 왼쪽 창가에 앉자
마주하는 바다를 보며 탄성을 지를 수 있으니까.
간식거리도 싸가면 참 좋겠다.
맞은편에 앉은 현지인이 도시락을 펼쳐서 먹는데 부럽더라...
뭔가 낭만적이어서...
시체스에 도착하다.
조그마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도시.
유튜버가 그랬다. 시체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도시라고.
그냥 그 자체로 느끼기에,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도시라는 말인 것 같다.
이 표지판 왼쪽으로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서 지도를 얻을 수 있다.
그치만 지도가 없어도, 휘적휘적 걸어다니다보면 이곳저곳 예쁜 곳들이 나오더라.
골목골목 걸어본다.
이전날 퍼레이드가 있어서였는지 가랜드처럼 보이는 것들이 여기저기 달려있고 종이꽃가루들도 바닥에 한가득이다.
아담하지만 엄청난 디테일들이 담겨있는 건물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냥 둔 곳이 없구나.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랬지만 타일에 직접 그려놓은 듯한 그림과 글들을 좋아한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해보이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떨어질까 무섭기도 하지만 예쁜 화분들과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
여행을 다니다보면 일반 가정집의 내부가 참 궁금해진다.
가게나 인위적으로 꾸며진 곳 말고, 그 나라의 문화가 담겨있는 일반 가정집.
그리고 저런 예쁜 창을 가진 집을 가지는 게 어릴 적 소원이었는데..
지나가다가 만난 카페.
그냥 이 시체스의 느낌이 잘 담긴 것 같아서 좋아하는 사진이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어떻게보면 조금은 쓸쓸한 느낌의 도시.
전날 축제가 있어서 축제가 끝난 다음날인 이 날이 좀 쓸쓸하게 느껴졌던 걸까.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가게도 구경했다가 벽에 붙은 타일들도 찍었다가...
열심히 '푸른바다의 전설' 속 '푸른 바다'를 찾아헤맨다.
그리고 마침내 시체스 해변가.
이 해변이 시체스에서 조금 작은 해변가라고 하는데
광활하고 드넓은 바다는 좀 무서워하는 편이라 여기가 더 평화롭고 좋았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가게들도 귀엽고 좋았다.
평화로워보이는 따뜻한 볕 아래 사람들.
뭔가 토익 시험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머리가 아프니까 그만 생각하자.
바닷소리와 따뜻한 볕, 그리고 사람들.
대성당과 인어동상을 찾으러 가는길 만난 멍멍이.
예쁘게 걸려있는 목걸이와 폭닥하게 깔아둔 방석, 물통과 하네스가
주인이 얼마나 멍멍이를 사랑으로 키우는지 보여주는 듯
무얼하고 계시나요?
당신까지 같이 그림이 되어버려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어요.
여전히 토익사진같은 느낌은 지워버릴 수가 없지만 그래도 참 좋아하는 사진.
평화로워보이는 가게 사진도... 1913년도에 생겨난 가게라니.
내가 몇년생이었더라....
작은 해변이 아닌 큰 해변으로 왔다. 대성당쪽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
돌로만든 계단은 바다와 참 잘 어울린다. 같은 자연이라서 그런걸까.
저기 멀리 요트타는 아저씨. 멋있다. 난 물을 참 무서워해서 저런 수상스포츠는 꿈도 못꾼다.
손바닥 부분이 닳았다.
인어공주 동상과 손을 맞대면 다시 시체스를 올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사고도 있었던걸까. 앞에는 어울리지않는 철제망이 가로막고 있다.
뽀얀 우윳빛의 계단과 어우러지는 성당의 모습이 아름답다.
종소리도 들려오는데 이토록 평화로울 수가 없다.
바닷소리와 종소리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이 아 나 여행왔구나 느끼게 해준다.
이 맛에 여행하고 이 기분으로 또 몇년을 곱씹어보며 힘내겠지.
뭘 먹었는데?
비베로 카페. 여기가 시체스에서 뷰가 좋은 곳으로 유명하더라.
바깥쪽 테라스자리가 인기가 많았는데 음료는 물론 식사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빠에야 같은 스페인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음식들을 주로 팔았는데
전날에 빠에야와 깔라마리를 실컷 먹었던 터라 잠깐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음식은 아까 그 작은 해변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마르게리타 피자를 먹었는데 괜찮았다.
단지 먹느라 사진이 없다....
비베로 카페는 이렇게 작은 해변을 끼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카페에 나있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이 자그마한 해변을 만날 수 있는데
여기도 프라이빗하고 평화로운 느낌.
돗자리 하나 깔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뭘까?)
글을 마치며....
시체스 바다는 누드비치라고 한다.
하지만 누드의 '누'자도 보지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인어 오빠의 멋진 복근을 보며 여행일기를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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